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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를 보고 나서 감동에 취해 있던 나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을 사두고 읽지 않은 게 퍼뜩 생각이 났다. 지하철을 타고 오가면서 조금씩 짬을 내어 읽었는데, 아아... 이건 이동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시적 감수성이나 감동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한자' 때문이었다. 초판본 그대로를 옮긴 것이기 때문에 인쇄 상태도 나빠서 글자도 흐릿한데 한자는 왜 이리 많은지! 익숙한 시들은 대충 감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 한자가 많았지만 뒤로 갈수록 산문이 나오는데 이 빽빽한 한자의 향연이란! 



    그래서 집에 와서 검색하면서 읽자니 흐름의 맥이 끊기네.... 슬펐다...;;;; 내 친구는 아예 읽기를 포기했다. 한자의 진입장벽이 꽤 높다. 



    윤형주 씨가 윤동주 시인의 육촌형제라고 했던가? 예전에 콘서트에 갔을 때 윤형주 씨가 본인이 작곡한 CM 송들을 메들리로 불렀다. 목소리로 기억하는 익숙한 곡들이 많았는데 몰랐던 곡들도 많았다. 그런데 그때는 그저 윤형주 씨의 노래라고만 여겼던 것들이 윤동주 시인의 시라는 것을 알게 되자 굉장히 가슴이 뭉클했었다. 시인의 시어들이 이렇게 노래로 회자되다니... 그것이 윤형주 씨에게서 비롯되어서 더 의미 있었다.



    눈 감고 간다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었는데

    눈 감고 가거라



    가진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거라

    발뿌리에 돌이 채이거든

    감었든 눈을 와짝 떠라



    33쪽

    무얼 먹구 사나



    바닷가 사람

    물고기 잡아 먹고 살고



    산골엣 사람

    감자 구어 먹고 살고



    별나라 사람

    무얼 먹고 사나.



    150쪽

    '별똥'이라고 추임새를 넣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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